분명 휴학 회고록을 5편으로 나눠서 작성해보려 했는데.. 어림도 없다 ㅎㅎ 1편을 쓰고 정신차려보니 2021년이 다 지났다. 시간 멈춰! 아직 지나지 않은 2021년 하반기라도 돌아보며 회고를 해보려 한다. (원래 이 글도 12월에 올리려 했으나 정신차려보니 새해다. 큰일 남.)
2021년 하반기는 정말 숨 쉴 틈도 없이 바빴다. 지긋지긋한 비대면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렘과, 3학년 2학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하는 취준에 대한 걱정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것 같다. 또 2년만의 복학이였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해보겠다는 야망에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치폴레랑 핫팟이 진짜 너무 너무 먹고 싶었다ㅠㅠㅠㅠ 복학 이유 30% 지분은 차지하고 있을지도?
각설하고, 회고 스타트!
2년만의 복학, 새학기의 시작
미국 대학생들은 보통 2학년이 끝나는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인턴 구직을 시작한다. 학생 신분일 때 쌓은 인턴 경험들로 레주메를 채워나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3학년이 끝나는 여름방학에 인턴한 회사에서 졸업 후 정규직으로 리턴 오퍼를 받는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기 때문에 3학년인 대학생들은 가을학기에 취준에 목숨을 걸곤 한다. 그리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내 2년간의 휴학 목표가 무엇이었던가. 미국에서의 취업을 위한 빌드업 아니였던가. 이번학기.. 진짜 여러모로 열심히 & 잘 해야됐다 ㅠㅠ
학교 연계 인턴십 프로그램 - 백엔드 개발자
Data Science Discovery Program이라는 학교 alumni 창립 스타트업 혹은 외부 단체들과 지원자들을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나는 NGO와 기부단체/스폰서 매칭 서비스 스타트업에 백엔드 개발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API 개발,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 ETL 프로세스 관리를 주 업무로 맡게 되었다.
사실 한국에서 다양한 모바일 앱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서 맡았던 업무와 전반적인 scope은 비슷했는데, 크게 다른 점으로는 1) 외국인들과 협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영어로의 비즈니스 소통을 해야한다는 점과 2) 누군가가 개발하다 만 기능들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에 했던 비슷한 형식의 프로젝트들에 살짝 무료함을 느끼던 찰나 꽤나 도전적인 과제가 주어진 것 같아 재미있게 임했던 것 같다. 특히나 전의 프로젝트들은 거의 다 0에서부터 내가 편한대로 구현해본 경험밖에 없어서 생각보다 남의 코드와 로직들을 이해하고 거기서 build-on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앞으로 어떤 회사에 입사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때 내가 0에서부터 개발하게 될 일보다, 이미 어느정도 구현되어 있는 기능들을 이해하고 수정할 일이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개발자에게 중요한 역량이라 생각되어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개발 지식들은 새로운 포스트에서 다뤄보려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프로젝트 역시 100%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그래서인지 팀원들 대부분이 같은 학교 학생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친해지진 못했다 ㅠㅠ 비대면 제발 그만해... 하지만 미국에서의 현업을 조금이나마 체험해본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다.
미국에서는 아프면 죽음 뿐
10월 중순부터 갑자기 오른쪽 귀가 잘 안들리기 시작했다. (ㅠㅠ) 거의 모든 수업과 미팅을 줌으로만 참가하며 집콕한 결과 최악이 되어버린 체력과 면역력 때문에 평소에도 약한 귀로 영향이 간 것 같은데, 미국에선 병원비가 폭탄이라는 걸 알고 있던 나로써는 일단 버텨보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한쪽 귀가 잘 안들리는 게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간 것 같다. 사람들한테 내 왼쪽에서만 말 걸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학교 공부는 바쁘고, 인근 병원은 코로나 때문에 new patients들도 안 받고 찾고 찾아서 연락해본 병원은 가장 이른 진료가 한 달 뒤였다. 버티다 결국 가본 학교 병원에서는 2시간을 기다려서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비 $100 + 처방해준 약 $250 해서 $350 정도 청구가 되었다.. 치료를 해준 것도 아니고 약 처방만 해줬다.. $250짜리 약 당연히 처방 안받았다...ㅎㅎ 그렇게 그냥 귀가 들렸다 안 들렸다 왔다갔다 하는 상태로 살고 있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아직 자가격리 중이라 병원을 못 갔다.. ㅠㅠ 격리해제 되자마자 갈거다..
결론: 건강이 최고, 한국 의료시스템 최고, 난 나중에 무조건 한국에서 살거다ㅠ
끊임없는 지원서 제출, 묵묵부답
그 와중에도 계속 인턴 지원서는 냈다. 9월, 10월에 걸쳐서 Software Engineer Intern, Data Engineer Intern, Data Scientist Intern 이 세개의 포지션으로 거의 110개의 지원서를 냈다. 초반에는 나름 지원자격도 꼼꼼히 살펴보고, referral도 최대한 받아보려고 하고, 지원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했다면, 10월 말 정도 되니 mass apply(a.k.a 무지성 지원)를 하기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보지도 않고 1) graduating in fall 2022 or later 2) data scientist or sw engineer 3) accepting students on f-1 visa기만 하면 일단 앱을 냈던 것 같다. 110개 중 10개 정도의 회사에서 coding test가 왔었고, 그 중 두 개의 회사에서 인터뷰 오퍼를 받았고 coding test를 요구하지 않는 회사에서도 인터뷰 오퍼가 한 개, 총 세 개의 회사에서 인터뷰를 봤다.
첫 번째 오퍼, 하지만 비자가 또..
I사에서 Database engineer Intern position으로 1차, 2차 면접을 보게 되었고 운 좋게 오퍼까지 받았다! 취준생에게 그렇게나 절실했던 첫 번째 오퍼였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tech 기업이었기에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포지션은 2022년 봄학기 ~ 여름까지 학교와 병행하며 근무해야되는 포지션이였는데 유학생 신분(F1 visa)상 미국에서 CPT(대학생 신분으로 받을 수 있는 working visa)로 일을 하기 위해선 그 전 두 학기를 Full time student로 학교에 다녀야한다. 따라서 내가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이른 학기는 2022년 여름이었다. 이 사실을 간과하고 인터뷰 프로세스를 진행했었는데, 상시로 뽑는 포지션이었어서 아쉽지만 오퍼를 받을 수 없었다. 어쩔수 없지.. 유학생에게 이 정도 시련은 당연함..ㅠ
취업 성공!!
I사에서의 오퍼를 거절하고 상심하고 있었던 때에 A사에서 Data engineer 인턴 포지션 서류를 합격했다는 연락이 왔다. 다음 프로세스 기술 면접 + fit 면접을 같이 보는 1,2차 면접이었다. 빅테크 기업이었기 때문에 진짜 너무너무 절실했던 것 만큼 준비도 열심히 했고, 너무 다행히도 오퍼를 받았다!! (이메일 받고 ㄹㅇ 오열함)
인턴 지원 과정과 준비 방법은 다른 포스트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이번 학기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났다는 점 일 것 같다. 하지만 누가 그랬다. 일(공부), 사람, 잠 이 세가지는 한 번에 얻지 못한다고.. 이번학기는 잠도 많이 자고 공부만 했으니까 사람들을 많이 못 사귄건 당연하다. 암튼 그렇다. 사교 활동은 다음 학기에 열심히 해보는걸로 하고.. 미국에서의 취업 준비 과정과 내가 했던 준비 + 공부들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려 한다!
2021년도 수고했다 나 자신!! 2022년 please be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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