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21일 3일간 샌프란시스코 Moscone Center에서 열린 2023 TechCrunch Disrupt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TechCrunch는 IT/테크 관련 온라인 미디어 기업으로, 해마다 TechCrunch Disrupt라는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컨퍼런스를 주관합니다. 올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었고 약 200개 이상의 스타트업, 1만명의 Visitor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해마다 약 1000여개 early-stage 스타트업이 지원해서 그 중 200개의 회사가 셀렉되고, 컨퍼런스 당일 200개의 스타트업이 부스에서 showcase 됩니다. 투자자들의 심사에 따라 20개의 스타트업이 Finalist로 셀렉되어 Disrupt Stage에서 6분간 피칭할 수 있으며, 최종 우승자에게는 $100K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Trello, Dropbox, Fitbit, Mint, Tripit, Partpic, N26 등의 스타트업이 테크크런치에서 쇼케이스 됐으며, 2023년 8월 기준 테크크런치를 거쳐간 회사 약 200개가 엑싯했다고 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 벤쳐 캐피털의 실리콘 밸리 법인에서 인턴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할만한 AI 회사를 소싱하고 검토하러 팀원 분들과 방문했습니다. 3일 중 이틀을 다녀왔고, 간단하게나마 후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행사 등록 및 입장
사진은 못 찍었지만 첫 날 Registration 줄이 너무 길어서 2시간 정도 줄을 서서 들어갔습니다.. 기다리면서 새삼 미국의 답없는 기획력과 미국인들의 인내심에 감탄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벌써 항의 엄청 들어갔음).
컨퍼런스 밖 홀에는 구글 스타트업 부스,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간단한 요깃거리를 할 수 있는 미니 카페가 있었습니다.
행사장 내부:
분야는 크게 AI, SaaS, Security, Fintech, 하드웨어, Sustainability가 있었고, 그 외에 KOTRA가 스폰서한 한국관, JETRO가 스폰서한 일본관 등이 있었습니다.
참여 회사 리스트:
올해는 191개의 회사가 참가했고, 이 중 심사를 통해 Top 20, 그리고 Finalist가 추려지는 형식입니다.
이 스테이지에서는 모든 회사들이 3분간 짧은 피칭을 합니다. 짧게 회사 소개, 팀 연혁, 프로덕트와 영업 현황 등을 소개하고 1-2개 정도의 질문을 받습니다. 사실 이 피칭 세션은 너무 짧고 피피티 자료가 없어서 크게 흥미롭진 않았습니다. 탑 20개 회사가 피칭하는 세션은 3층 다른 패스를 구매한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었어서 아쉽지만 참관할 수 없었습니다.
컨퍼런스 홀 내부에는 스타트업 부스가 있고, 부스를 방문해서 창업자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행사 느낌입니다.
Top 20 & 우승자
Biotech 회사인 Biotics AI라는 회사가 우승을 했네요.
Biotics AI: BioticsAI focuses on the application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healthcare sector, specifically in obstetrics and gynecology. The company offers AI-powered software that validates the quality of fetal anomaly screenings, identifies fetal vulnerabilities, and automates the generation of reports. This service primarily caters to the healthcare industry, particularly clinics and hospitals involved in prenatal care. It was founded in 2022 and is based in Oakland, California.
개인적으로 느낀 몇 가지 인사이트들:
1. 의미없는 키워드 남발은 피로감만 유발.
가면 갈수록 스타트업에게 AI는 +@가 아니라 필수 역량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AI가 프로덕트의 어느 부분에 어떻게 쓰이는지, 프로덕트 scale-up에 필수적인 기능인지를 제대로 address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AI라는 키워드를 갖다 붙혔다고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2. 수익 모델의 중요성.
화려하고 후킹한 AI, SaaS, LLM 등의 키워드로 점철해두어도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얼마나 Profitable 한지 입니다.
Go To Market 전략은 어떻게 되는지? 현재 마켓 TAM은 어떻게 되는지? 현존하는 마켓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되며, 그들과의 차별성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특히나 개발자 출신 창업자들은 일단 프로덕트만 잘! 멋지게! 만들어두면 커스터머는 알아서 확보되겠지! 이런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아주 위험한 사고인 것 같습니다. GTM 전략이 혹여나 터무니 없는, 너무 이상적인 가설이라도 한 번이라도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안해본 적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창업진에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오피서들이 있어야되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결국엔 이 모든 건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유료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고안이 필요합니다. 많은 AI/테크 관련 회사들, 특히 DevOps/AIOps 관련 회사가 수익모델이 불분명했습니다. 시작은 오픈소스로 개발자 커뮤니티 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나서 유료화를 하겠다 라는게 일반적인 GTM 전략이었는데, 운용하고 있는 specific한 커뮤니티 채널이나 이뤄왔던 구체적인 마일스톤 없이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가 있습니다.
3. 하나만 잡아서 조지는(?) 전략이 오히려 좋을 수도
All-in-one, End-to-End, Full integration support 같은 키워드들이 남발되는 요즘 오히려 확실한 비즈니스 도메인을 공략하는 회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타겟 유저가 명확하고, 해당 산업 내 밸류 체인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빠른 이해가 된다면, 투자자도 쉽게 discussion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4. 피칭은 두괄식으로 숫자를 던지자!
Imagine ... , Think about it when .. 이런식으로 운을 떼는 Elevation Pitch들은 그 즉시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본인이 어떤 계기로, 어떤 모티베이션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보한 후에 원온원으로 설명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어떤 회사고, 얼마의 MRR을 내고 있으며, 유저는 몇 명이고, 고객은 누구, 투자자는 누구, 총 투자금은 얼마를 모았다로 운을 띄운 회사는 집중해서 피칭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걸 어필하려면 스탯이 존재하긴 해야겠죠..?)
테크크런치 총평:
- Early-stage 회사의 창업가라면 다양한 투자자들과 고객들에게 눈도장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건 확실합니다. 또 테크크런치 Disrupt 행사가 워낙에 네임이 크다보니 본 행사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컨퍼런스 프로그램과 기획력에 비해서는 입장권이 많이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Expo+ 입장료: $195, 투자자 입장료: $1250) Expo+ 패스는 이벤트 액세스가 너무 한정적이었고, 그렇다고 $1250을 내고 투자자 패스를 살 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 대부분이 Early-stage 회사이기 때문에 프로덕트 개발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었고, 매출이 나고 있는 스타트업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런 행사에서는 본 행사보다는 행사 후 진행되는 애프터 파티나 네크워킹 세션을 필참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본 행사는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없어서 원온원으로 사람들과 커넥트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습니다.
언젠가는 창업을 해보고 싶은 저는 이번 행사를 참여하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자기의 사업 아이템에 열정을 가지고 눈빛을 빛내며 피칭하는 창업자들의 모습은 언제봐도 inpiring하고 멋있는 것 같네요!
'Insights > 미국 근무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기업 기술 면접 속성 준비하기 - Blind 75, Leetcode Solution, Tech guide (3) | 2023.02.11 |
---|---|
2021년 하반기 회고 - 복학, 미국 생활, 인턴 취준과 취업성공(!) (1) | 2022.02.06 |